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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동리목월 추모백일장 - [고등] 산문
문학관  2006-05-15 16:56:48
부문: 고등 / 장르: 산문

장원 - 김효정

달력

달력을 넘기지 않는다고 해서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본다면 인간에게 달력이란 그저 종이 위에 나열된 숫자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달력은 시간의 표상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는 사람의 마음을 통해, 붙잡을 수 없는 존재의 본질까지도 규정할 수 있기에 더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과거 농사를 생업으로 하던 우리 조상들에게 있어 달력의 의미는 정학유의 농가월령가에서 잘 드러난다. 이를보면 시기와 그 때에 해야할 일을 알리는 달력의 역할은 예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는듯 하지만 각 개인에게 있어 달력은 날을 알리는 이상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인간이 되기를 고대하며 쑥과 마늘을 먹었던 웅녀의 달력은 인내였으며, 새 임금을 기다리던 사로국의 6부촌장들에게 달력은 기대와 희망이었고, 후백제 견훤의 칼에 스러지던 그 날,  경애왕의 달력은 치욕과 수모였다. 규원가에 드러난 허난설헌의 달력이 한과 외로움이었음을, 일제치하 민중
들의 달력이 고통과 울분이었음을 어찌 부정하겠는가? 오늘날 내게 있어서도 달력이 미래를 향한 통로이자 꿈을 향한 과정임을 되새겨 볼 때 달력의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비단 세월의 흐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에 틀림없다.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인간의 희노애락과 미래에 대한 소망을 담아나갈 달력은 그것을 보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일 듯하다.



차상 - 최은경      

달력

2006년 3월 21일 수능D-240
베토벤에게.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오늘도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아서 다른 생각만 했다. 다른 친구들은 너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데 너는 왜 아직도 그러고 있는거냐. 정신차리자!

3월 20일 D-241, 3월 21일 D-240……. 고3에게 달력은 그야말로 필수품이다. 오늘은 몇 월 몇 일이며, 앞으로 수능일까지는 몇 일 남았는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달력을 보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내가 달력을 안본 사이에 시간이 훌쩍지나가 버렸을 것 같아서이다. 그렇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달력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사실, 달력의 노예로 있는 것은 비단 나 뿐만은 아니다. 지금 살아가는 현대인들 대부분이 그렇다. 달력은 인간이 조금 더 편리하게 날짜를 확인하려고 만든 것인데, 너무 거기에 의존하다가 보니 달력에, 날짜에 종속되어 살아가고 있었다. 공부가 너무 안되는 어느 날, 선생님의 눈을 피해 몰래 밖에 나간 적이 있었다. ‘고3 스트레스’로 머리도 아프고 집중도 안되서 산책을 하며 머리를 맑게 하고 싶었다. 내가 가끔 산책하는 그 곳에는 목련 꽃봉오리가 만발하여 그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와! 이제 완연한 봄이구나.’
3월이니까 봄이 왔다고 생각했지, 한번이라도 목련 꽃이 피는 것을 보면서 봄이라고 느낀 적은 없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달력에 적힌 숫자로 계절을 알고 날짜를 알았던 것 같다. 3월이면 봄이고, 6월이면 여름이라고 말이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달력을 만들기 전, 옛날 사람들은 달력 없이도 시간과 날짜를 알 수 있었다. 달이 이지러진 정도, 해의 위치로 시간을 판단했을 것이고 꽃이 피는 것을 보고, 무성한 녹음과 낙엽을 보고 계절을 알았을 것이다.  단지 ‘숫자’ 에 의존하는 현대인들보다 훨씬 더 낭만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보다 좀 더 자연에 민감하고 자연 친화적이었나 보다. 그들이 바라보는 달력은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것이었을까.
목련나무 아래에서 달이 뜨는 모습을 보았다.  시냇가를 반짝이는 그 모습에 한동안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을 뿐…….
하늘을 비추는 달이, 온몸을 휘감는 햇빛이, 심지어는 길가에 피어있는 들꽃하나가, 이 모든 것들이 달력이 될 수 있다. 우리의 달력을 온전히 버릴 수는 없는 것이지만, 아주 가끔은 내 주위를 둘러보며 자연이 주는 달력을 보아야겠다.
이 달력은 우리에게 계절을 가르쳐주는 것, 날짜를 가르쳐 주는 것 이외에도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게하니까.

2006년 3월 22일 수능D-239
달이 조금 이지러지고, 목련 꽃이 조금씩 피기 시작한 날.
베토벤에게

오늘도 하늘에 떠 있는 별은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빛을 내면서 하늘을 비추고 있다. 너도 저 별에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야하지 않겠니? 내일 별을 바라볼 때는 하루동안 열심히 지냈다고 말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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